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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TALK] 내 주변의 풍경이 영화다

<10분> 감독 이용승

만화 <미생>이 영화화된다면 <10분> 같은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10분>은 공기업에 인턴사원으로 들어간 호찬이 일 잘한다는 칭찬을 받다가 어떤 사건을 겪으며 ‘못난 인턴’으로 전락하는 내용의 이야기다. 경쟁력이 없는 청춘이 사회에서 소외되고,고립되어 가는 모습을 이용승 감독은 냉정하게 바라본다.

-직장 생활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자전적인 이야기인가. =대학을 졸업한 뒤 공기관인 한국영상자료원에서 2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직장인들은 여유가 없는 삶을 살고 있더라. 급하지도 않은데 당장 처리해달라는 얘기도 많이 하고. 회사라는 조직은 사람을 시간 단위로 보는 인상을 받았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직장인이 생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 10분인 것 같다.

-영화 속 직장은 정글처럼 긴장감이 넘치더라. =정글? 내가 일한 공기관은 그 정도로 살벌했던 곳은 아니다. 동물농장쯤 해두자.(웃음) 실제로 시나리오 작업 때 캐릭터를 만들면서 동물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주인공 호찬은 말. 초식동물. 얼굴이 길고 성격이 예민하다. 부장은 고양이. 조직에 젖어있는 인간. 말만 많고 책임은 지지 않는 노조위원장은 너구리.

-영화의 주요 공간이 직장 사무실이다. =사무실이 전체 공간의 70%다.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는 게 고민이었다. 총 14회차 촬영 중 사무실 장면은 4회차 안에 찍어야 했다. 실제 사무실이라 빌릴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었다.

-<런던유학생 리차드>(2010)처럼 사회적인 문제 등을 소재로 삼았는데. =사회문제에 특별히 관심이 있다기보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 그런 것 같다. 영화를 찍지않을 때 언제나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변에서 보고, 듣고, 느낀 풍경이 영화를 만드는데 중요한 영향을 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