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흐디 파리자드 | 이란 | 2013년 | 74분 | 뉴 커런츠 OCT05 중극장 14:00 OCT07 CGV6 11:00 OCT09 CGV5 14:00
이란과 터키의 접경 부근에서 해바라기오일 광고를 찍으러온 스탭들은 비전문 노인 배우를 물색해야 한다. 성마른 성격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한 노인을 점찍어보지만 터키출신의 노인 모라드는 말이 잘 통하지 않을 뿐더러 여성 스탭 아이다와 함께가 아니면 출연하지 않겠다 고집한다. 촬영은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일행은 우연히 모라드와 바하르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듣게 된다.
해바라기 가득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이란의 시골공동체를 온정 어린 눈으로 그려낸다. 호기심과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 광고에 등장하고 싶은 순박한 주민들, 사소한 욕심으로 거짓말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선량한 사람들. 이 모두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따뜻하다. 그들을 지탱시키는 힘이 사랑이라는 점에서 노인 모라드와 CF감독 파르하드는 어느 정도 닮아 있다. 결국 광고 스탭들은 해바라기를 카메라에 담아내지 못했지만 역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담긴 해바라기의 상징은 오롯이 자신들만의 추억으로 남겨진다. 말이 통하지 않는 모라드의 사랑도, 속내를 드러내지않는 파르하드의 내심도 실상 이미지화할 수 없는 것이다. 해바라기는 아마도 그 역설적인, 강렬하고도 영원하지만 표상 불가능한 무언가의 이름일 것이다.
TIP 내밀한 열정은 보이지 않는 법, 해바라기 밭에서 해바라기를 찍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