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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TALK] 홈비디오처럼 현실감 있게

<늙은 여인의 이야기> 알렉세이 고를로프 감독

가족은 지구상 모든 인류의 영원한 과제다. <늙은 여인의 이야기>는 비밀을 품은 카자흐스탄의 한 가정집으로 안내한다. 휠체어에 태워진 채 가족들의 환대를 받는 한 늙은 여인. 그러나 가족들의 환대 뒤에는 잔인한 진실이 숨어있다. 긴장감 넘치는 가족 구성원들의 면모부터 강렬한 마지막 장면까지, 한 호흡으로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솜씨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미지의 감독 알렉세이 고를로프 감독을 만났다.

-영화의 플롯이 매우 강렬하다. 어떻게 구상했나. =어느 날 문득 세상에는 부정적인요소들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러한 테마를 다룬 4부작 영화를 구상하고 있다.<늙은 여인의 이야기>는 그 첫 작품이다.

-원신 원테이크로 찍은 이유는. =이 영화는 가족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마치 홈비디오를 찍는 것처럼 ‘원 신 원 테이크’로 촬영한다면 관객들이 더 현실적으로 이 작품을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다. 물론 이런 기법은 어렵다. 한 번의 실수로도 첫 장면부터 다시 촬영해야 했으니까. 40번은 찍은 것 같다.

-‘늙은 여인’ 역을 맡은 라야 넬스카야의 호연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그녀를 캐스팅했나. =노령이면서도 현장 전체의 흐름을 꿰뚫는 배우가 필요했기에 전문 연기자를 캐스팅할 수밖에 없었다. 라야 넬스카야는 카자흐스탄의 국민 연극배우다. 반신불수가 된 늙은 여인으로 출연하기 때문에 말하는 장면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는데, 넬스카야는 자기 내면에서 격렬하게 생겨나는 여러 감정들을정말 잘 소화해냈다. 그녀의 삶도 실제로 굉장히 고단했다고 들었다. 평생 고독했고, 딸은 마약중독자였다고 하더라. 이 영화가 담고 있는 가족들의 잔인함을 그녀는 잘 이해하고 있었고, 그런 부분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부산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뒤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함께 왔다면 참 좋았을 텐데…. =그분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