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시아 셜슨 | 칠레,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 2013년 | 95분 | 플래시 포워드 OCT04 롯데4 13:00 OCT05 롯데3 16:00
로마 시내의 어느 폐차장, 차사고로 부모를 잃고 이제 막 고아가 된 비앙카와 토마스 남매가 등장한다. “이게 아닌데. 부모님의 차는 노란색이었어요”라는 비앙카의 말에 폐차장 직원은 사고가 나면 차의 색깔이 바뀔 수 있다고 대답한다. 인트로에 제시된 이 대화를 통해 관객들은 영화 <미래>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제 막 아이들의 세계는 바뀌었고, 앞으로 그들의 앞엔 일상을 벗어난 황당한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비앙카는 정의롭지 않고,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과 마주하게 된다. 남동생이 새로 사귄 질 나쁜 친구들이 과거의 스타였던 브루노의 돈을 훔치자고 제안한 것이다. 처음에 주춤하던 비앙카는 이내 계획에 동참하게 된다. 이후 그녀는 저택에 혼자 사는 이상야릇한 맹인 배우 브루노와 친해지는데, 이 관계는 그녀를 흔들어 놓는다.
로베르토 볼라뇨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감독 알리시아 셜슨이 각색한 작품이다. 감독은 강한 정신적 충격 이후 나타나는 ‘관계의 변화’에 관심을 가진다. 제목에 쓰인 ‘미래’는 이러한 맥락에서 읽어야 할 것 같다. 과거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현재는 안개에 휩싸인다. 그리하여 아무도 어찌될지 모르는 미래의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
TIP 젊음과 늙음, 정상과 비정상, 밝음과 어두움을 비견해서 보면 더 흥미롭다. 비앙카를 연기한 마누엘라 마텔리와 노배우를 연기한 룻거 하우어의 카리스마가 잘 어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