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If It’s Now Then When? 제임스 리 | 말레이시아 | 2011년 | 82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12 CGV5 20:00
위험하기 짝이 없는 가족이 여기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남의 차를 털어 물건이나 훔치는 청소년 잡범과 회사에서 유부남과 연애를 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젊은 여인이 동생과 누나 사이라는 걸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가끔씩 집에 들어오는 동생은 홀로 서랍 깊숙한 곳에서 엄마가 숨겨 놓은 포르노테이프를 찾아내 보거나 지갑에서 돈을 훔쳐 또 집을 나간다. 이 가족의 행복했던 한때를 가늠해 볼 수 있을 만한 장면이 어쩌다 한번 등장하지만, 말하자면 누나와 동생이 건반을 치며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여전히 위험은 가족을 떠나지 않고 결국 큰 사고가 일어난다. 이 영화는 마치 차이밍량의 영화가 자기의 인물들에게 그러하듯이 물끄러미 거리를 두고 이 위험한 낭떠러지 위에 놓인 가족을 지켜본다. 등장인물 모두가 구제를 필요로 하는 인물들이지만 그들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각자 외롭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사건과 그를 뒤따르는 충격적인 라스트신을 제외하면 서사적 긴장감도 별로 없는 편인데, 그럼에도 시종일관 답답함과 위태로움을 느끼게 하는 어떤 리듬이 이 영화의 장점에 속한다. 영화가 선택한 라스트신에 대해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Tip. 말레이시아의 재능 제임스 리가 연출한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