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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소피아와 고집 센 남편> Sofia and the Stubborn
이화정 2012-10-12

<소피아와 고집 센 남편> Sofia and the Stubborn 안드레스 부르고스 바예호 | 콜롬비아, 페루 | 2012년 | 74분 | 월드 시네마 OCT12 롯데6 20:00

바다를 보는 게 소원인 60대 여성 소피아. 하지만 소심한 그녀에겐 가당치 않은 일이다. 매일 아침 스토브에 커피를 올리고, 남편 출근시키고, 코고는 남편 때문에 잠을 설치는 쳇바퀴 같은 일상. 먼 곳에 있는 바다는 꿈에서야 비로소 갈 수 있는 희망의 장소일 뿐이다. <소피아와 고집 센 남편>은 노년의 여성 소피아가 지닌 꿈을 쫓아가는 소박한 드라마다. 영화의 절반 이상은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소피아에게 할애된다. 고집스런 남편과 쾌활한 친구, 콜롬비아의 목가적 풍경이 이루어내는 화음은 때론 동화 같고, 때론 코믹하기 그지없다. 특히 매일 밤 꾸는 소피아의 꿈 장면은 마치 학예회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비주얼로 경쾌함을 더한다. 지극히 일상적인 나날을 보내던 소피아가 결단을 감행하는 계기는 친구의 죽음 때문이다. 아내의 할머니를 토대로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안드레스 부르고스 바예호는 웃음을 바탕으로 하되 예고 없는 삶의 비극에 근접 조우한다. 그리고 그 비극을 어둡게 채색하는 대신, 천진한 소피아의 늦은 모험으로 활기차게 헤쳐 나간다. 영화는 바다를 보고 온 소피아가 다시 스토브에 커피를 올리는 똑같은 일상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원점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건 여행을 마친 그녀에게 일상은 사뭇 달라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Tip.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모든 이들은 소피아의 여행에 동참하길 권한다. 착하고 귀엽고 예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