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됐다지만, 레닌의 동상을 감히! 키르기스스탄의 세 악동에게 레닌이 통할 리 없다. 동상의 금붙이를 내다팔면 돈벌이가 되는데 뭘 주저한단 말인가. 키르기스스탄 감독 마랏 알리쿨로프는 마을 광장의 레닌 동상을 훔쳐간 세 악동을 소재로 한 소동극을 통해 자국의 현실을 묘사하려 한다. “최근 경제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레닌의 사상이나 철학이 자국민들에게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다.” <레닌?!>은 시인의 동상이 훼손되는 뉴스를 본 마랏 알리쿨로프는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의 동상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다. 영화의 톤을 심각하지 않은 코믹으로, 또 세 청년의 캐릭터를 사회적, 정치적으로 연관 되지 않게 독립적으로 그린 것도 키르기스스탄 젊은 세대가 가진 사고를 여실히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생동감 있고 밝고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단순히 웃고 마는 코미디가 아니라, 뼈가 있는 블랙코미디로 만들었으면 한다.” 많은 나라가 그렇겠지만, 키르기스스탄 영화계 역시 자금 조달이 힘든 만큼 해외에서의 투자 유치는 그에게 절실한 문제다. “APM 동안 미팅을 하면서 내 작품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많은 분들을 만났다. 작품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