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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etition] <36> 36

<36> 36 나와폰 탐롱라타라닛 | 타이 | 2012년 | 68분 OCT11 롯데5 10:00

영상 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36개의 쇼트로 구성되어 있다. 고정된 카메라로 잡은 36개의 쇼트에는 각각의 메시지가 앞에 붙는다. 가령, 사진을 찍으면 그것을 다시 볼 수 있다, 라는 문장처럼 영화 전체의 주제를 설명하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새’ ‘마당에 떨어진 비타민 씨 정’처럼 화면에 담긴 물체를 지시하는 단순한 명사를 제시하기도 한다. 주인공 사이는 영화사 로케이션 담당자로 태국 곳곳을 다니며 영화의 배경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는다. 사이는 아트 디렉터 움과 로케이션 장소를 찾아다니며 둘의 모습도 사진으로 남긴다. 이런 여정 중 움은 바닥에 떨어진 필름 현상 사진을 보고, 사이에게 아날로그가 아니라 디지털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다. 이 질문에 사이는 경제적인 이유를 댄다. 움은 사진을 지우기도 하냐고 다시 질문하고, 사이는 거의 지우는 법이 없이 하드 디스크에 저장을 한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일년에 한 번 정도 하드 디스크를 바꾸면 된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어느 날 사이는 노트북에 담긴 모든 사진을 잃게 된다. 사진을 찍는 여자와 이를 담은 영화, 아날로그와 디지털, 이런 간격에 대해 영화는 말이 아니라 이미지로 화두를 던진다.

Tip. 롱 테이크의 미학에 대해 천천히 음미하기 좋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