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크뢰이어> Marie Kroyer 빌 어거스트 | 덴마크 | 2012년 | 98분 | 월드 시네마 OCT11 롯데3 17:00
빌 어거스트 감독이 명화 속 인물을 현실로 끄집어냈다. 덴마크의 화가 페더 세버린 크뢰이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그의 아내 마리 크뢰이어가 바로 그 인물이다. 명망 높은 예술가 남편 페더와 함께 온화한 일상을 보내는 마리. 그러나 점점 정신이상 증세가 심각해지는 남편 때문에 마리는 사실 상실감에 빠져 있다. 일상에 지친 마리는 남편이 입원한 사이 어린 딸과 함께 휴양지로 떠난다. 마리는 그곳에서 젊은 작곡가 휴고 알벤과 사랑에 빠진다. 마리는 죄책감에 페더에게 휴고와의 사이를 털어놓는다. 분노한 페더는 화를 내지만 아내를 떠나보내기엔 자신의 사랑이 너무나 깊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결국 페더는 마리와 휴고의 사랑을 인정하고 휴고를 자신의 곁으로 불러들인다. 마리, 휴고, 페더가 아슬아슬한 삼각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페더의 병세가 심각해지면서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누군가의 아내, 작품 속의 피사체가 아닌 한명의 여인 마리의 선택에 주목한다. 남편의 그림 속에서 빠져나온 마리의 선택은 무모함에 가까워 보이지만 허상이 아닌 현실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헛되지 않는다. 안락함과 아름다움보다 중요한 무엇을 깨달아가는 그녀의 여정이 고되지만 불행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까닭도 그 때문일 것이다.
Tip. 허구이지만 명화 속 숨겨진 뒷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재미가 쏠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