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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인내의 돌> The Patience Stone
이주현 2012-10-11

<인내의 돌> The Patience Stone 아티크 라히미 | 프랑스, 독일, 아프가니스탄 | 2012년 | 98분 | 월드 시네마 OCT11 M해운대M 16:00

언제 폭탄이 떨어져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아프가니스탄으로 추정되는 한 마을. 한 여인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간호한다. 남편과 두 딸을 책임져야 하는 여인은 무장한 남자들이 집을 드나들며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도 집을 떠나지 않는다. 대신 끊임없이 알라에게 기도를 올린다. 그 기도는 점점 한탄과 원망의 말로 채워진다. 급기야 여인은 혼수상태의 남편을 인내의 돌이라 믿기 시작한다. 인내의 돌은 비밀을 털어놓으면 그 돌이 비밀을 모두 가져간 뒤 폭발해, 화자를 해방시켜준다는 신화 속 상상의 돌이다. 그 과정에서 남편의 치부와 여인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난다. <인내의 돌>은 2008년, 프랑스의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동명소설을 영화한 것이다. 원작을 쓴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프랑스 망명 작가 아티크 라히미가 직접 영화를 연출했다. 소설의 시적 언어는 그대로 영상으로 재현된다. <인내의 돌>은 비극적 서사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 영화다. 영화의 대부분은 여인의 독백으로 채워져 있고, 그 독백의 파장이 영화를 끌고 가는 힘으로 작용한다. ‘인내의 돌’이 폭발하는 영화의 결말도 충격적이다. 아랍 여성의 욕망과 죄의식을 아름다우면서도 힘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Tip. 한정된 공간과 한 여인의 독백. 연극으로 만들어져도 무방할 것 같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