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티프 아흐마디, 이브라힘 아리피, 시디크 바르막. (왼쪽부터)
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시디크 바르막, 현 아프간 필름 관장 이브라힘 아리피, 탈레반 시절 아프간 필름 관장이자 영화감독인 라티프 아흐마디. 이들이 ‘아프가니스탄 국립영상자료원 특별전: 폐허에서 부활하다’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이들은 영화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내고 현실을 바꾸는 데 관심이 많다. “자살폭탄테러가 일상이나 다름없다. 5분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시디크 바르막) 1992년 탈레반 정권이 들어섰던 시절 만큼이나 현재의 아프가니스탄은 혼란스럽다. 탈레반 정권은 모든 이미지 문화를 금했고, 당시 많은 영화인들은 해외 망명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아프가니스탄의 국립영상자료원인 아프간 필름도 “폭파될 위기”에 처했었다. “탈레반 정권은 아프간 필름에서 보관 중인 필름들을 모두 불태우려 했다. 당시 아프간 필름의 동료 한명이 벽 뒤에 필름을 숨기고 벽지를 새로 발라 필름 보관실의 존재를 숨겼다.”(시디크 바르막)
이들에게 영화란 무엇일까. 이브라힘 아리피는 “영화는 거울이다. 그 거울을 통해 사람들의 삶과 사유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티프 아흐마디는 “영화의 책임감”에 대해 얘기했다. “영화는 우리의 삶과 세계를 반영한다. 영화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영화의 책임이다.” 이브라힘 아리피는 아프간 필름의 계획도 밝혔다. “모든 영화를 디지털화하고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영화에 대한 접근권을 용이하게 할 생각이다. 또 아프가니스탄 영화의 부활을 위해 아프가니스탄 관련 다큐멘터리들을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