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가 유럽에서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도시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그건 거기 사는 나폴리 사람들의 탓은 아닐 것이다. 거칠지만 솔직하고 낙천적인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 그들은 격이 없고 친화력이 좋다. 이탈리아 배우 난도 파오네도 그런 사람이다. 마테오 가로네의 새 영화 <리얼리티>에 출연한 조연이다. “왜 참여하게 됐냐고? 이 영화의 배경이 나폴리다. 나폴리는 지성적인 면에서는 좀 떨어지고 부자들도 별로 없지만 좋은 도시다. 내가 바로 나폴리 출신이다. 가로네 감독은 내 역할에 대해 절대로 과장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고 말해주었다. 연극에서는 늘 진지한 역할을 해왔지만 영화에는 거의 코믹한 역할로 많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그와 동시에 어떤 휴머니티를 표현해야만 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그러니 ‘착한 사람’이다. 아마도 감독은 난도 파오네의 얼굴에서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인상 혹은 그런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성스러움 같은 것을 본 것 같다. 리얼리티쇼에 미쳐서 가짜 선행을 하는 주인공과 정확히 반대편에 있는 인물로 그를 세운 것도 그런 이유일 거다. 그건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영화에 나온 인물들이 전부 뚱뚱하다는 걸 기억할 거다. 나만 마른 사람이다. 게다가 나는 영화 속에서 곧잘 신부님과 함께 다니지 않나? 좀 코믹하기는 해도 숭고함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나 할까?” 그 말이 맞다. 좀 바보 같고 그래서 곧잘 웃음을 끌어내는 그의 역할은 영화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주연급 조연이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지만 이탈리아 영화에서는 감초 역할로 많이 등장하는 이 사내, 멋진 나폴리 사내, 나중에 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