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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변사의 변을 들어보세요
강병진 사진 전혜원 2012-10-10

<변사 프로젝트>(가제)로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을 찾은 김태용 감독

김태용 감독은 지난 2008년부터 무성영화공연 <청춘의 십자로>를 연출했다. 사운드가 없는 프린트 한 벌에서 이야기를 상상하고 대사를 만들고 변사의 연기를 연출하는 동안, 그는 무성영화시대와 변사라는 직업에 대해 흥미를 가졌다. <신과 함께>의 다음 작품으로 준비 중인 <변사 프로젝트>(가제)는 당대 최고의 스타 변사였던 한 남자의 사랑을 그리는 영화가 될 것이다.

-<청춘의 십자로>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누군가 이 영화를 대중에게 설명해줄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영화를 만들었다. 말하자면 변사는 최초의 관객이자, 최후의 감독이고, 최후의 배우였다. 상당히 다층적인 레이어가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어떤 레이어일까. =변사는 자신을 숨기고 있는 존재다. 그리고 연기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때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의견을 말한다는 거다. “여러분, 이 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이런 식이었다. 다층적 면이 많은 캐릭터기에 에피소드도 풍부하다.

-생각하고 있는 에피소드들이 있나. =현재는 막연한 상상뿐이다. 이를테면 당시의 변사는 일본의 군정영화를 가지고 독립운동을 할 수도 있었을 거다. 자료조사를 해보니 당시에는 한국영화보다 미국영화가 인기였다. 당시의 변사가 “야, 로버트! 너 죽을래?” 이런 식으로 연기를 했을 걸 상상하는 것도 재밌었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기까지를 다룬다고 했다. =당시 배우의 개런티가 30원이었다면, 변사는 70원이었다더라. 그만큼 대단한 스타였는데, 유성영화시대에는 아예 필요 없는 존재가 돼버렸다. 과연 그의 심정이 어땠을까? 그때의 이야기도 상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