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마을> The Town of Whales 츠루오카 게이코 | 일본 | 2012년 | 70분 OCT10 롯데5 16:00
<고래마을>은 세 고교생 단짝친구들의 로드무비를 다룬 성장담이다. 내성적인 소녀 호타루는 토미히코를 좋아하고, 토미히코는 자유롭고 활달한 마치를 맘에 두고 있다. 어느날 마치는 모르는 사람이 보낸 복숭아 상자를 선물 받고, 오랫동안 행방을 알 수 없던 오빠를 찾아 친구들과 도쿄로 떠난다. <고래마을>은 오빠에 대한 그리움, 세 남녀의 짝사랑과 엇갈리는 감정들을 서정적인 화면 속에 차분히 담아낸다. 그런데 감정이 화면에 쌓이는 만큼, 그 감정의 진폭을 설득해내는 데에는 다소 실패한 느낌이다. 청춘에 찾아오는 슬픔은 불확실한 외양이기 쉽다. 그러나 인물의 감정이 막연하다고 해서, 그것을 애매하게 담아낼 수는 없다. 어떻게 불확실한 감정을 설득해낼 것인가. 이는 성장담을 연출할 때 흔히 직면하는 딜레마 중 하나다. 마치는 자신을 짓누르는 버거운 현실에 힘들어하지만, 그녀의 방황은 갑작스럽고 “모든 것이 가버렸어”라는 대사는 주입식 설명처럼 들린다. <고래마을>은 한정된 인물들로 상영시간을 끌고나가는 힘이 있고 서정적인 이미지들이 주는 온기가 있는 착한 영화지만, 전반적으로 인물의 고민과 감정이 막연한 차원에 머물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Tip. 고래는 어류도 아닌데, 왜 물에서 살까? 영화 속에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