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The Crack 알폰소 아코스타 |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 2012년 | 101분 OCT10 중극장 16:00
최초로 플래시 포워드에 초청된 콜롬비아 영화 <균열>은 남미의 판타지를 매력적으로 표현한다. 미스터리한 첫 번째 시퀀스는 인과관계를 초월한 의문의 사건으로 구성된다. 영화가 시작되면 오빠와 여동생이 길을 걷고 이들은 가장무도회에 참석한다. 여동생은 돼지 가면을 쓴 남자와 섹스를 하고 오빠는 이를 훔쳐본다. 아침이 밝고 오빠는 여동생을 찾아 온 집안을 돌아다닌다. 여동생은 눈을 뜨자마자 오빠에게 닥칠 어두운 길을 본다. 그리고 여동생은 사라진다. 프린스는 프린세스가 없으면 존재하지 못하고 오빠는 여동생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명제가 주어지고, 영화는 1년 후로 시간을 당겨버린다. 동생이자 아이들의 엄마를 잃은 오빠는 시골로 이사를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묘한 대목은 이들 가족의 정확한 관계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성적 터부에 대한 전복을 위한 이러한 설정은 그로테스크 하지만 터부 자체가 품고 있는 강렬한 끌림을 선사한다. 네 형제 앞에 등장한 이모의 존재도 그렇다. 아름답고 자유분방한 이모는 너무 젊고 유혹적이다.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이들의 생활은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치유는 점차 멀어진다.
Tip. 성적 터부를 다룬 강렬하고 그로테스크한 판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