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네스트와 셀레스틴> Ernest & Celestine 벵자맹 레네, 뱅상 파타르, 스테판 오비에 |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 2012년 | 80분 OCT08 M부산1 14:30 OCT11 소향 14:00
종종 애니메이션은 극영화와는 달리 어떠한 설명보다 한 장의 스틸 컷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설명해주곤한다. <어네스트와 셀레스틴>도 그렇다. 파스텔 톤의 옅은 수채화 물감이 금방이라도 묻어날 것만 같은 이 애니메이션은 제목 그대로 생쥐 셀레스틴과 곰 어네스트의 우정을 담은 한편의 동화이다.
지하의 생쥐 마을에서 살고 있는 꼬마 쥐 셀레스틴은 이 마을에서 가장 유망한 직업인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서 수련 과정을 밟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곰 마을에 몰래 찾아가 곰의 이빨 50개를 가져 와야 한다. 하지만 생쥐들에게 있어 곰은 자신들을 산 채로 잡아먹는 공포스러운 존재여서 쉽게 다가갈 수 없다. 한편 지상에는 곰들이 모여 살고 있는 또 다른 마을이 있다. 마찬가지로 곰들에게도 쥐는 절대 같이 살 수 없는 ‘싫은’ 존재이다. 이렇게 분리된 두개의 세계를 생쥐 셀레스틴이 오고 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는 곳도, 생김새도 너무 다른 셀레스틴과 어네스트는 함께 모험을 겪으며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지만 그들을 이해하는 건 어느 마을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순간은 아마도 기숙사에 살고 있는 셀레스틴이 친구들과 베개 싸움을 하는 장면일 것이다. 마치 장 비고의 <품행제로>에 오마주라도 바치듯 나란히 놓인 침대 사이로 생쥐들이 뛰어다니며 베개 싸움을 하고 터진 베개 사이로 깃털들이 공중으로 날아다닌다. 아마도 한장 한장 그림 동화책을 넘기듯 이야기를 따라가며 아름다운 두 마을 사이를 넘나드는 셀레스틴과 어네스트의 귀여운 모습에 그저 몸을 맡긴다면 동화 같은 이야기가 주는 나른함은 어느새 충분히 즐거운 경험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궁금증. 이야기는 분명 셀레스틴에서 시작해서 어네스트로 이어지는데 제목은 왜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