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Salt 디에고 루히에르 | 칠레, 아르헨티나 | 2011년 | 114분 | 월드 시네마 OCT09 M해운대7 16:30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칠레에서 영상물 제작을 하는 감독이 장편 서부극을 만드니 이런 영화가 나온다. 주인공의 이름 세르히오(Sergio)에서부터 세르지오 레오네라는 이름이 떠오른다. 그의 직업은 영화감독이다. 서부극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에 제작자들을 찾아다니지만 그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상심에 빠진 세르히오는 영감을 얻기 위해 칠레의 사막으로 떠나게 되는데 그때 별안간 ‘디에고’라는 인물로 오인받는다. 디에고와 빅터가 대립하는 이 마을. 그러니까 세르히오는 자기가 만들고 싶었던 영화 속 장르의 분위기로 들어오고 만 것이다. 믿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실제 사건에 기초하고 있다”고 <소금>의 감독은 밝힌다. 서부극을 만들고 싶지만 만들지 못하는 감독이 서부극의 상황으로 들어가 그 주인공이 되는 영화가 실제 사건에 기초해 있다면 놀라운 일이겠지만 그게 무언가 사실과는 무관한 전략적 허풍이라 해도 나쁠 건 없다. <소금>은 간단하게 영화와 영화 바깥으로 나뉘지 않고 서로 서서히 겹쳐가며 경계를 무너뜨리는 쪽을 택하는 매력이 있다. 세르지오 레오네가 만든 일련의 서부극들은 ‘이름 없는 사나이’ 시리즈라고 불렸다. <소금>은 ‘이름 바뀐 사나이’에 관한 서부극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Tip. 마지막 장면을 예상해 보세요? 서부의 주인공은 현실로 돌아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