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Rent-A-Cat 오기가미 나오코 | 일본 | 2012년 | 110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9 중극장 10:00 OCT11 하늘연 19:00
고양이가 독신자들의 친구라는 게 입증되는 요즘이다. 그러고 보니 오기가미 나오코가 왜 ‘힐링’을 위해 지금껏 고양이를 빼먹었나 싶다. 헬싱키와 요리(<카모메 식당>), 오키나와와 요리(<안경>)가 치유를 위해 해온 역할이라면, 고양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오기가미 나오코가 고양이와 뭉쳤다. 치료의 대상은 그의 영화가 꾸준히 조명하는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이다. 제목에 딱 맞게도, 주인공은 ‘고양이 대여업’을 하는 사요코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혼자 사는 사요코. 고양이와 동거하는 그녀는 매일 거리에 나서 고양이를 사람들에게 ‘빌려준다.’ 담보는 단돈 100엔이라도 좋다. 단, 고양이가 그 집과 주인을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아주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은 혼자 사는 할머니, 가족과 떨어져 직장에 다니는 중녀 남자, 렌터카 가게에 묶여 사는 여직원 같은 이들이다. 이들 모두는 고양이를 매개로 사회와 동떨어진 자신을 발견하고 희망을 되찾는다. 치유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비밀 하나는, 사요코 역시 그들만큼 외로운 영혼이라는 점이다. 사요코에게서 고양이를 대여하진 못하겠지만, 영화 속 그녀의 집안을 가득 점령한 귀여운 고양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우리 역시 치유된 기분이 드는 영화다.
Tip. 지금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이들을 위해 고양이같이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따뜻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