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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제를 위하여> Fuer Elise

<엘리제를 위하여> Fuer Elise 볼프강 딘즈라게 | 독일 | 2012년 | 94분 OCT08 롯데6 20:00 OCT12 M해운대9 16:00

아빠가 세상을 뜨자, 엄마 베티는 술과 남자를 찾아 슬픔을 달래려 한다. 엘리제는 엄마의 방황에 거듭 좌절하지만, 밖에서는 이를 내색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앞에 별거 중인 중년 남성 루드빅이 나타난다. <엘리제를 위하여>는 독일의 신예 볼프강 딘즈라게 감독이 만든 첫 번째 장편 극영화로, 15살 소녀의 슬픈 성장통을 담은 수작이다. 엘리제는 단정하고 무표정한 얼굴 속에 깊은 상처와 그리움을 감추고 있는 아이다. 그녀는 줄곧 냉정하고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영화는 그 너머에 요동하고 있는 뜨거운 감정의 결들을 놓치지 않는다.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엘리제는 위악적으로 돌변하기도, 충동적인 행동을 저지르기도 하는데, 인물의 감정을 차분히 쌓아올린 연출 덕에 그 변화가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엘리제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그가 남긴 유품인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녀가 들려주고 또한 끝마치지 못했던 쇼팽의 에튀드, 일명 ‘이별의 곡’이라 불리는 그 음악은, 한 영민한 소녀가 거쳐 갔던 어둡고 힘든 시기를 떠나보내는 비가로도 볼 수 있다. <엘리제를 위하여>는 그 상처와 애도의 순간을 유려한 영상으로 담아낸 또 한편의 주목해야할 작품이다.

Tip. 엘리제는 또래의 남자애와 함께하는 마지막 대목에서 환한 웃음을 짓는다. 그 아이다운 표정이 참 뭉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