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하라(사하라 아랍 민주공화국)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프랑코 정권의 몰락 후 스페인은 철수하고 1975년 스페인, 모로코, 모리타니 간의 협정에 의해 북부는 모로코에, 남부는 모리타니에 분할 귀속된다. 모리타니는 영유권을 포기하지만 모로코는 그렇지 않았고 이에 서사하라는 독립 투쟁을 지속해나간다. UN이 중재에 나섰지만 서사하라의 독립은 쉽지 않았다. 이 시기 쿠바는 서사하라의 독립을 1970년대부터 유일하게 지지했고 많은 사하라위족들은 쿠바로 유학을 떠나 10년이 넘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서사하라로 돌아와 조국에 봉사한다. 영화에는 서사하라의 독립에 대한 많은 화면자료들과 인터뷰들이 나오지만 영화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러한 역사 속에서의 개인의 삶과 그 삶의 모습이다. 영화는 사하라의 사막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 곳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 있다. 그리고 영화의 중심축에는 쿠바로 유학을 가서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았지만 고향을 찾아 서사하라로 돌아오는 젊은이가 있다. 그 젊은 주인공은 그 선생의 뒤를 이어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축에는 서사하라의 병원에서 일을 하다 쿠바로 잠깐 여행을 가는 중년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쿠바에서 14년을 공부했다. 그 남자는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걸어가는 후배를 만나고 그의 편지를 서사하라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전해준다. 그들에게 쿠바는 제 2의 고향이다. 사막뿐인 서사하라에 비해 쿠바에는 바다도 있고 나무와 풀도 있고 쿠바 촬영에서는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쿠바의 음악도 있다. 하지만 젊은 주인공은 쿠바의 바다에서 끝없이 펼쳐진 사하라의 사막을 떠올린다. 부모가 있는 고향을 찾아왔지만 그는 부인과 아이가 있는 또 다른 고향인 쿠바를 버렸다. 영화는 국가와 민족, 가족과 고향이라는 큰 틀 위에 떠남과 돌아옴, 정착과 방랑이라는 인간 본연의 삶과 보편적인 정서를 보여준다. 그리고 역사는 다시 되풀이된다. 아들의 편지를 받은 아버지는 결국 쿠바로 건너가고 부자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포옹한다. 그들의 눈물은 큰 울림이 되어 가슴으로 전달된다.
[wide angle] 사하라의 선생님 (El Maestro Saharaui)
글
김태훈(영화평론가)
2012-10-07
니콜라스 무뇨스 | 스페인 | 2011년 | 76분
OCT07 롯데5 19:00
OCT09 롯데5 13:00
OCT10 CGV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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