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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여자의 호수 (Woman’s Lake)
이주현 2012-10-07

촐탄 파울 | 독일 | 2012년 | 89분 | 월드 시네마 OCT07 M해운대3 17:00 OCT08 M해운대6 19:00 OCT10 M해운대9 10:00

Tip.편견을 지우고 보자. 이건 세상 모든 커플의 이야기다. 복잡하게 엉키는 시선만 쫓아가도 재밌다.

로사는 호수에서 어망으로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간다. 그녀의 연인 키어스틴은 호숫가에 근사한 집을 한채 갖고 있다. 어느 날, 젊은 레즈비언 커플 에비와 올리비아가 이곳으로 캠핑을 와 이들 커플 사이에 불쑥 끼어든다. 두쌍의 레즈비언 커플의 미묘한 심리전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잔잔한 호수에 제일 먼저 파문을 일으키는 장본인은 에비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에비는 로사에게 다짜고짜 키스를 퍼붓는다. 키어스틴의 사랑에 의심을 품고 있던 로사는 이런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에비를 밀쳐내진 않는다. 올리비아는 자신의 사랑을 로사에게 빼앗긴 것 같아 속상하고, 키어스틴은 로사에게 질투심을느낀다. <여자의 호수>는 네 여인의 흔들리는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주력한다. 그 과정에서 동원되는 건네 여인의 어지러운 시선 교환이다. 카메라는 식탁에 둘러앉아 웃고 떠들고 밥먹고 키스하고 춤추고 사랑하는이들의 불똥 튀는 시선 교환을 매력적으로 담아내는데, 그 순간 관객은 그물에 걸려든 물고기마냥 두쌍의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에 꼼짝없이 집중하게 되고 만다. 시나리오작가로, 배우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촐탄 파울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