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남자> 속, 나쁜 남자. 꼬박 이틀 밤, 양익준은 정릉에서 파주로, 다시 양평에서 홍천으로 옮겨가며 양익준은 드라마 촬영을 하고 막 부산에 왔다. 드라마라니 의외다. 양익준의 선택에 또한 번 뒤통수를 맞았다 싶다. “보기보다 쉬운 남자다. 고민 안하고 했다.” 대신 이유는 확실했다. “두 가지다. 다른 매체를 경험해보자는 이유. 곧 친구들하고, 기존 영화 환경보다 좀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려한다. 그러자면 돈이 필요했다.”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화제가 되는 건 이미 양익준의 안중에는 없다. “<똥파리>때 그런 관심은 많이 겪었다. 그게 다 좋은 건 아니다. 그보다 나는 나대로의 선택이 있는 거다.” 알게 모르게 그간 그는 일본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여해 단편을 찍었고, 김동호 부산 명예 집행위원장이 연출한 <JURY>에도 출연했다. <가족의 나라>에 출연한 것도 그에겐 복잡한 셈이 아니었다. “<똥파리> 이후 60~70편을 거절했다. 정신적으로 휴식이 필요했다.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도 그 즈음이었다.” 자신의 상태 때문에 되레 해가 될까 걱정했던 그를 양영희 감독은 끝까지 놓지 않았다. 폭력 속에서도 슬픔을 가진 <똥파리> 속 상훈의 눈빛이 철저히 체제 속 갈등하는 <가족의 나라> 속 북한 감시원의 내면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작은 비중이지만 양익준은 북한체제 속 인간을 보여주는 영화의 핵심적 장면을 연기해낸다. “이상하게도 연기를 할 때 만큼은 온전히 그 배역이 되어 편안해진다. 앞으로도 마음을 편하게 먹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한다.” 연출 역시 그래서 미지수다.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쌓인다면, 그땐 또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 그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