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진행했던 배우 탕웨이
글
김성훈
사진
손홍주(사진팀 선임기자)
2012-10-07
해운대 포장마차에서 저를 보시거든…
처음 해본 솜씨라니 믿기지 않았다. 특유의 중저음은 분위기를 차분하게 이끌었으며, 중국어, 영어, 한국어 3개 국어를 오가는 능수능란함은 4000여석을 가득 메운 개막식 참가자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올해 영화제 개막식 ‘명사회자’ 탕웨이는 기자의 칭찬에 겸손해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큰 행사를 진행하는 건 이번이 생애 첫 경험이라고. 영화제 로부터 사회자 제안을 받았을 때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막상 무대에 오르니 편안해지더라. 아마도 진행 경험이 전무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함께 진행한 안성기의 배려와 경험이 부족한 자신에게 진행을 맡겨준 부산국제영화제의 용기에 감사함을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는 시상식 같은 자리에 상 받으러 올라가면 온몸이 떨릴 정도로 긴장을 많이 한다. 안성기 선배가 많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마음을 열고 한국 관객을 비롯한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제 개막식 사회뿐만 아니라 탕웨이는 올해 첫경험한 게 많다. 유독 무더웠던 지난 여름, 그는 처음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여행을 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 가족이 미술작가인 아버지의 런던 전시회에 따라간 거라고. “<색, 계>가 끝난 뒤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받았기 때문에 런던이 새롭진 않았다. 그래도 온 가족이 해외여행한 건 처음이었다. 한국이 그랬듯 베이징 역시 올 여름 무더웠는데, 선선한 런던의 날씨 덕분에 행복했다.”
<만추>와 <무협>으로 부산을 찾았던 지난 2년과는 달리 작품 없이 부산을 찾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포장마차 예찬론자’인 그는 올해만큼은 포장마차를 즐길 거라고. “길거리에 포장마차가 늘어선 풍경은 언제나 인상적이었다. 음식이 한꺼번에 많이 나오는 중국과 달리 한국의 포장마차는 해산물이 조금씩 나와서 마음에 든다.” 운이 좋은 관객이라면, 해운대 어느 포장마차에서 회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는 탕웨이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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