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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코뿔소의 계절(Rhino Season)

바흐만 고바디 | 이라크, 터키 | 2012년 | 93분 | 갈라 프리젠테이션 창 OCT06 하늘연 19:00 OCT08 소향 20:00 OCT12 롯데3 20:00

Tip. 이란 출신의 망명객이자 저명한 배우 베흐루즈 보수기의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이란 내에서 활동하던 감독들은 하나 둘 스스로 정치적 영화적 난민이 되어 가고 있다. 2000년 <술 취한 말들의 시간>으로 기적같이 등장한 이래 <고향의 노래> <거북이도 난다>등의 작품으로 주목을 모아 왔던 바흐만 고바디가 바로 그런 예에 속한다. 쿠르드 족에 관한 영화를 줄곧 연출해온 고바디는 이란 내에서 영화 만들기가 어렵게 되자 터키로 옮겨 영화를 완성했다. <코뿔소의 계절>은 이란 이슬람 혁명 당시 반혁명분자로 낙인 찍혀 30년간 옥살이를 했던 쿠르드족 시인 사데그 카망가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극화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시인 사헬은 아내와 함께 투옥된다. 하지만 사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는 옥에서 풀려나자 더 버티지 못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살게 된다. 형기를 마친 사헬이 아내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들의 사연은 슬프기 그지없는 것이다. 하지만 출옥한시인의 불안정한 감각으로 묘사해내는 세상의 사물들, 쓸쓸함과 긴장감이 배어나는 인간관계의 구성, 그리고 더없이 시적인 이미지의 미장센이 이 슬픈 정치적 희생양의 이야기를 역설적으로 아름답게 만들고야 만다. 쿠르드식 혹은 고바디식 ‘오래된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