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야기인지 어떤 역할인지 아무 상관이 없었다. 평소 존경하던 감독님의 영화였기 때문에 일단 가서 오디션부터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 옛날 영화배우로 데뷔하기 위해 존경하는 영화배우 아사노 타다노부의 소속사를 무작정 찾아가 일년이나 아사노 타다노부의 비공식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까지 배우의 길을 준비했던 사람답다. 그렇게 하여 <사랑에 빠진 것처럼>에서 가세 료가 맡은 극중 인물은 히구치 노리야키. 조금 단순하고 저돌적이지만 극중 인물 중 누구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에 목말라있는 남자다. 그는 여주인공의 약혼자이자 자동차 수리공이며 이 영화의 시한폭탄이다. “자동차 수리공이 직업인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의 조금 험악한 이미지를 가져왔다(웃음). 어떤 영화가 될 것인지 사실 현장에서는 잘 몰랐는데 영화가 전부 완성된 후에야 진의를 알게 됐다.” 요약하자면, “땅에 발을 딛지 않고 안전지대에 갇혀 사는 두 사람과 현실을 대면하며 거칠게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다. 지금껏 <사랑에 빠진 것처럼>에 관하여 들어본 해석 중 가장 멋진 해석이다.
그러니 가세 료를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 그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매력적인 사람이다. 총명함과 솔직함과 섬세함과 게다가 유쾌함을 그는 짧은 인터뷰에서조차 발산했다. 그의 최근 출연작이자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연출작인 <아웃레이지 비욘드>에 관하여 그가 들려준 말. “기타노 다케시 감독 영화에서는 긴장해야만 한다. 리허설 한번, 슛 한번 뿐이다! 실수하면 어떻게 되냐고? 그 장면은 빠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