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양아치> Beijing Flickers
장위엔 | 중국 | 2012년 | 96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5 롯데7 16:00 OCT07 CGV3 16:00 OCT12 롯데5 16:00
여자 친구는 돈 많은 남자에게 가버리고, 키우던 강아지는 집을 나간다. 시골에서 올라와 베이징에서 성공을 꿈꾸던 싼바오는 절망 끝에 유리컵을 씹는다. <베이징 양아치>는 이 사건으로 당분간 말을 못하게 된 싼바오와 그의 친구 왕밍, 병원에서 만난 샤오스 등 세 청춘의 방황을 이야기한다. 고급 호텔의 주차관리직원인 왕밍은 여자 친구와의 밝은 미래를 꿈꾼다. 샤오스는 게이바에서 춤을 춰서 번 돈으로 성전환수술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들의 꿈은 그저 꿈일 뿐이다. 싼바오는 말을 잃은 이후, 자살충동을 겪는다. <사랑해> <녹차> <아이들의 훈장> <다다의 춤>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회의 청춘군상을 그려온 장위엔 감독. 전작들이 밝고 간결한 화법의 영화였다면, <베이징 양아치>는 더욱 냉혹한 현실을 과격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담아냈다. 베이징 곳곳에 짓고 있는 아파트와 빌딩, 반면 철거되거나 철거직전에 있는 건물들의 풍경들을 대비시키는 이 영화에서 중국 청춘들의 미래는 사방에 막혀있다. 이들은 차를 타고 베이징 바깥의 세계를 경험하지만, 그렇게 잠시 일탈을 즐기고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사고로 입을 닫은 싼바오의 현재는 그러한 무기력을 은유하는 듯 보인다. 그럼에도 한 줄기 희망을 찾으려는 영화의 안간힘이 감동적이다.
Tip. 영화를 본 후, 밤새 술을 마시다가 새벽녘 해운대의 바다를 바라보자. 그냥 아무 생각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