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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이화정 2012-10-05

<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일본, 프랑스 | 2012년 | 109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5 하늘연 10:00 OCT07 소향 17:00 OCT12 중극장 10:00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인물에게 자동차는 대화가 전개되는 중요한 공간이다. 감독의 이유가 재치있다. “차에 있다면 적어도 대화 도중에 도망갈 수 없다.” 콜걸로 돈을 버는 여대생 아키코가 지방에 사는 엄마와 나누는 전화통화. 시부야의 밤을 관통하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의 압도적인 첫 장면 역시 택시에서 시작된다. 콜걸인 그녀의 하룻밤을 산 남자는 늙은 교수 타카시다. 그런데 노인은 응당 그래야할 섹스 대신 아키코에게 끝없는 대화를 요구할 뿐이다. 키아로스타미는 돈과 육체가 지배하는 밤문화에 예상치 못했던 관계의 그물망을 쳐놓음으로서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아키코를 돌봐줄 수 있다고 믿는 노인의 감정은 사랑일까? 혹은 타카시의 존재를 알게된 뒤, 아키코에게 집착과 소유를 보이는 애인 노리아키의 사랑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급작스런 결론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사랑에 빠진 것처럼>은 키아로스타미의 영상문법과 주제의식을 그대로 반영한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사랑을 카피하다>에 이어 이번엔 차창에 비친 도쿄의 하늘이 인상적으로 담긴다. 자국에서 영화 만들기에 곤란을 겪는 그의 두 번째 해외 프로젝트다.

Tip.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담은 도쿄의 밤거리, 사랑 앞에서 터프한 모습을 보여주는 카세 료의 변신이 볼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