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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미래의 감독과 프로듀서가 여기에
강병진 사진 강두희 2012-10-04

8회 맞은 아시아 영화아카데미(AFA) 어디까지 왔나

2012 AFA입학식

지난 10월3일, 센텀시티 내 소향뮤지컬센터 주변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모두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의 참가자들이다. 촬영부문 슈퍼바이저인 송진열 촬영감독(<지옥화> <아버지는 개다>)이 인도에서 온 타룬(Tarun Rakeshiya)과 말레이시아에서 온 브래드(Bradley Liew)에게 스테디캠 촬영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송진열 촬영감독은 “남들은 1주일은 배워야 할 수 있는 걸, 두 사람 모두 단 2일 만에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옆에서 그말을 들은 브래드가 말했다. “선생님, 만약 제가 한국에 오면 고용해주실 건가요?”(웃음)

AFA가 어느덧 8회째다. AFA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지역의 젊고 재능 있는 영화작가를 발굴•육성하기 위한 취지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25개국 233명이 지원했고, 그 가운데 타룬과 브래드를 포함한 총 24명의 참가자가 기회를 얻었다. 지원자 수로는 역대 최대다. AFA를 진행하는 조영정 프로그래머는 “지원자수가 많아진 것보다 해가 거듭될수록 지원자의 국적이 다양해진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에는 바레인, 캄보디아, 아랍 에미리트,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지원서가 날아왔다고. “대부분 최근 영화교육 시스템이 도입됐거나 영화를 공부하는 그룹들이 생겨나는 국가들의 지원자다. 물론 그들을 다 뽑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도 그곳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또한 AFA라는 프로그램이 그만큼 정착됐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AFA 촬영부문 슈퍼바이저 송진열 촬영감독과 AFA 참가자인 브래드와 타룬(왼쪽부터).

그동안 AFA는 임권택, 허우 샤오시엔, 구로사와 기요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비롯한 거장 감독들이 교장을 맡았고, 브리얀테 멘도사, 펜엑 라타나루앙, 오기가미 나오코, 김형구를 비롯한 영화인들이 연출과 촬영을 지도해왔다. 올해의 AFA 교장은 지아장커 감독이다. 이란의 파르비즈 사흐바지 감독이 연출을, 일본의 와타나베 마코토 촬영감독이 촬영을 가르친다. 하지만 AFA의 참가자들이 연출과 촬영만을 배워가는 건 아니다. 프로덕션 디자인과 사운드를 전문적으로 배우는 참가자도 있다. 또 이들은 프로듀서 워크샵을 통해 어떻게 펀드를 받고, 어떻게 알릴 수 있는지도 배운다. 조영정 프로그래머는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면서 프로듀서로서 재능이 보이는 참가자도 적극적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독립영화를 만들려면 연출적인 재능만 가지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에서 펀드를 받아 제작되는 영화도 많아지는 추세다. 이런 환경에 AFA가 앞장서자는 판단에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8년의 시간을 거쳐 온 AFA는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 <댄서> <아주 특별한 여행> <브레이크 어웨이> <신의 땅> <기억의 잔상> <동물원에서 온 엽서>등 올해 부산영화제의 상영작들을 주목하자. 모두 AFA출신 감독들의 영화들이다. 타룬과 브래드도 머지않아 자신의 데뷔작을 들고 부산을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