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BIFF Daily > 16회(2011) > 영화제 소식
부산이 주는 상이라 더 값지다
남민영(객원기자) 사진 장훈우 2011-10-09

한국영화공로상 수상한 체코 영화인 율리에타 시셀

한국에서 꼬박 11시간 비행기를 타야 도착할 수 있는 나라 체코. 정확한 거리도 가늠할 수 없는 이 먼 나라와 한국이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은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의 전 프로그래머 율리에타 시셀 덕분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상한 그녀는 1999년부터 꾸준히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으며 한국영화를 체코에 알렸다.

율리에타 시셀이 체코에 처음 알린 한국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당시 이창동 감독과 주연배우들을 이끌고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서 GV를 진행했을 때를 그녀는 11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그때의 열기 때문에 다음해엔 한국영화특별섹션까지 기획하게 됐다.” 한국영화특별섹션이 마련되고 나서부터는 체코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김기덕 감독의 경우엔 배급사를 통해 극장 개봉한 작품도 있으며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서 김기덕 회고전도 열렸다. 올해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의 개막작 또한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었다. 가장 친한 감독으로 김기덕 감독을 꼽은 율리에타 시셀은 “그와 말은 통하지 않지만, 나와 마음으로 가장 잘 통하는 친구라 생각한다”며 웃는다.

그녀가 처음 한국영화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영화이론을 전공했던 대학시절부터였다. “한국의 고전영화를 그때도 유심히 봤었다. 결정적으로 빠지게 된 계기는 부산국제영화제 때문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이창동, 김기덕,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 전하며 그녀는 한국문화사절단의 노릇을 톡톡히 했다.

최근 한국영화의 경향에 대해 묻자 율리에타 시셀은 기술의 변화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집어낸다. “일단 기술적인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들어오면서 한국영화도 영화적 언어나 태도가 바뀌었다. 3D 영화가 유행하면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하는 압박도 있는 것 같다. 기술적인 요소 때문에 플롯이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상을 받은 소감을 묻자 그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감동이지만 특히 부산에서 받을 수 있어서 좋았고 영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