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필름마켓의 벡스코 시대’가 드디어 시작된다. 개막을 하루 앞둔 아시아필름마켓이 9일 오전 마켓 관계자들에게 처음으로 전시장을 공개했다. 123개의 홍보 부스 설치를 위해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일렬종대로 늘어선 부스들의 위용이 보는 이를 압도했다. 호텔 방을 찾아다닐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아시아필름마켓의 규모가 한눈에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곳곳마다 부스 안을 정돈하기 위한 마켓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부산했다. 세일즈 업체를 소개하는 홍보 문구와 포스터가 전시장의 하얀 벽을 메워가는 모습을 보니 이제서야 마켓 개장이 실감난다.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을 찾는 세일즈부스는 모두 75개다. 전년 대비 67%가 늘어난 것이다. 아시아필름마켓의 남동철 실장은 아시아 업체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한다. "인도 영화사가 처음으로 부스를 차렸고, 이란에서만 네개 회사가 왔다. 해외 마켓에 참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이란이 부스를 냈다는 건, 아시아 영화 시장에서 부산의 필름마켓이 어느 정도 실속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벡스코에 처음 부스를 차리는 영화인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했다. CJ E & M 해외영업전략팀 조창범 과장은 "영화인들의 활동 반경이 센텀시티를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벡스코라는 위치는 만족스럽다"며 새로운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홍콩 수입사 골든 네트워크 아시아 리미티드의 상무 캐리 웡은 "전시장으로 옮기며 방마다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던 호텔의 장점이 사라진 건 아쉽다. 마켓이 열리면 옆 부스의 TV 스크리닝 소음에 영향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새로운 장소와 환경에 대한 우려는 언제나 있는 법이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선택한 전문전시장을 기반으로 한 마켓은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칸영화제나 홍콩필름마트와 같은 형식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고 남동철 실장은 말했다. 아시아필름마켓은 10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