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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나누는 속 깊은 대화
김성훈 2011-10-08

오픈토크 ‘후배들, 노거장에게 청해듣다’ -임권택, 이장호, 강우석 감독, 배우 강수연 참석

한국영화사 특강 수업이 있다면 이런 풍경일까. 임권택, 이장호, 강우석 감독, 배우 강수연이 8일 오후 3시 반 해운대 비프 빌리지에서 열린 오픈토크 ‘후배들, 노거장에게 청해듣다’에 참여했다. 이들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자신의 영화인생을 꺼냈고, 미리 관객으로부터 받은 다양한 질문에 대해 대답했다.

만들어 온 영화가 다른 만큼 네 사람이 생각하는 영화도 제각기 달랐다. 이장호 감독은 “어릴 때 영화는 ‘직업’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때는 먹고 살기 위해 영화를 찍었던 것이다. 1976년 대마초 파동으로 4년 동안 활동이 금지 당했을 때 영화가 사회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에 또 생각이 바뀌었다. 신앙이 생기면서 세상에 대한 신앙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여러분은 앞으로 ‘재미없는 이장호 영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주가로 유명한 강우석 감독에게 어울리는 질문도 있었다. “영화와 술의 관계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강우석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보통 프로듀서는 그날 촬영이 끝나면 다음날 촬영을 준비한다. 그러나 내 영화 프로듀서는 밤에 먹을 술안주와 그 다음날 아침에 해장할 요리를 고민한다. (웃음) 영화감독 중 술 못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만든 101편의 영화를 전부 기억하나”라는 한 관객의 질문에 대해 임권택 감독은 “언젠가 TV 에서 ‘저질’영화를 방영하더라. 한참을 보고 있으니 처음 본 영화 같기도 하고, 어딘가에서 많이 본 영화 같기도 했다. 알고 보니 내 영화더라(웃음). 보통 영화가 개봉하면 다시는 안 본다. 매번 부끄럽고 화가 나서다. 그런데 어찌 101편의 영화를 전부 기억할 수 있겠나.” 여배우인 만큼 강수연에게는 가장 호흡을 맞추고 싶은 젊은 남자배우를 꼽아달라”는 재치있는 질문도 나왔다. 강수연은 “요즘 20, 30대 남자배우들을 보면 입이 절로 벌어질 정도로 세련되고 멋지다. 만약 내가 늦게 태어났으면 저들과 사랑하는 역할을 맡지 않았을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들의 구수한 입담에 해운대를 찾은 관객들은 환호와 열기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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