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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아름다운 그곳, 홍콩
김성훈 2010-10-12

<주당일기> 프레디 웡 감독

“<주당일기>는 어떻게 봤나?”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평론가답게 프레디 웡 감독은 인터뷰 장소에 들어오자마자 영화를 본 기자의 생각을 물었다. “그 얘기를 하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대답하긴 했지만, 앞으로 꺼낼 질문을 평가받을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이 엄습했다. <주당일기>는 1960년대 홍콩의 한 일간지에서 연재되던 소설이 원작으로, 글쓰기, 술, 여자 밖에 모르는 소설가 ‘라우’의 한량 같은 삶을 그린 이야기다.

-홍콩에서 영화평론가로 활동한다고 들었다. =20년 가까이 영화전문지 <시티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일간지, 문예지 등, 여러 언론매체에서 영화비평을 써왔다. 예전에는 영화전문지가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다 폐간됐다. 최근 새로 창간된 영화전문지 <홍콩시네마>에서 활동한다.

-영화는 어떻게 시작했나. =홍콩 시네필 1세대다. 프랑스에 유학 가서 영화제작을 전공했다. 공부를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와 ‘피닉스 씨네클럽’이라는 영화동호회를 만들었다. 작은 사무실을 빌려 사람들과 함께 오즈 야스지로, 존 포드의 작품 등 많은 고전영화들을 봤다. 이후 여러 영화잡지에 영화 비평을 기고하면서 영화평론가로서 첫 발을 뗐다.

-영화를 ‘읽는’ 일을 하다가 직접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영화의 원작인 리위청 작가의 <주당일기>는 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소설이자, 홍콩문학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중 하나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 홍콩 최초의 소설이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작품성은 뛰어나나 영화화하기 어려운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런데 몇 년 전, 다시 읽어보니 (영화화가) 가능하겠더라. 바로 판권을 구입했고 시나리오 각색에 들어갔다.

-연출을 하겠다고 했을 때 영화감독들의 반응이 어땠나. =평소 영화비평을 할 때 잔인하게 비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매체에 기고하는 영화의 대부분은 주로 지지하는 영화들이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 만드는 입장에서 평가한다. 비판할 때는 좋은 점도 함께 언급한다. 그것이 좋은 비평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영화감독들이 ‘잘 만들라’고 격려해줬다. 특히, 문학계 사람들이 환영했다. 홍콩 문학의 거장 리위청 작가의 소설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영화의 배경인 1960년대 홍콩을 낭만적으로 바라본다. =전쟁이 끝나면서 사회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 상하이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홍콩으로 건너와 주인공 ‘라우’처럼 새 삶을 출발했다. 문화혁명이 일어나기 전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영화제작자가 ‘라우’에게 무협과 코미디를 쓰라고 강요하는 풍경은 마치 현재 홍콩영화계에 놓는 일침인 듯하다. =1960년대 홍콩영화계의 보편적인 풍경이다. 작가가 쓴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작사들은 제 입맛대로 바꿔 찍었다. 당시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은 영화화된다는 확신이 없으면 절대로 제작자들에게 대본을 보여주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영화를 찍을 것인가. =지난해는 <주당일기>를 찍느라 비평가로서 거의 활동을 하지 못했다. 홍콩으로 돌아가 천천히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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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