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감독의 수난> The Passion 카를로 마자쿠라티/ 이탈리아/ 2010년/ 106분/ 오픈 시네마
이탈리아 코미디의 특징. 배경은 대개 시골이다(세련된 코미디는 토스카나 즈음이 배경이고, 좀더 왁자지껄한 코미디는 언제나 남부가 배경이다). 주인공은 뭔가 넋이 나간 듯한 남자다(베니니든 모레티든 못생겼든 잘생겼든 간에 말이다). 사람들은 호들갑스럽다(이탈리아 사람들은 원래 그렇다. 그 나라 총리를 한번 보라). <어느 감독의 수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상업코미디의 표본이다. 5년째 영화를 못 찍은 중년 감독 지아니는 드디어 TV 여배우의 영화 데뷔작을 찍을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런데 토스카나에 있는 별장의 물이 새면서 16세기 프레스코화가 훼손된다. 시장과 지역 경찰은 문화재청에 신고하지 않을 테니 대신 일주일 뒤 공연할 연극 <그리스도의 고난>의 연출을 해달라고 강요한다. 이제 그는 어중이떠중이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팀을 데리고 연극을 준비하는 동시에 새 영화의 시나리오까지 완성해야만 한다. 이탈리아의 중견 감독 카를로 마자쿠라티와 배우 실비오 올랜도의 협업으로 완성된 <어느 감독의 수난>은 이탈리아 영화계에 대한 풍자와 시골에 대한 예찬이 따스하게 엮인 코미디다. 특히 마지막 '그리스도의 고난'이 훌륭하게 마무리되는 과정은 꽤 감동적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