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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지중해식 유머 <크레빈스키 형제>

<크레빈스키 형제> Crebinsky 엔리케 오테로/ 스페인/ 2009년/ 85분/ 플래시 포워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지만 세상일에 무관심한 크레빈스키 형제는 평화로운 등대마을에서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며 살고 있다. 암소 무슈카는 이들의 유일한 친구이자 식구다. 어로와 채집 같은 원시적 방식으로 식량을 구하는 형제지만 나무를 깎아 무슈카 형상을 조각하는 등 나름의 취미생활도 즐기는 유유자적한 나날을 보낸다. 한 편의 동화 같은 이 코미디는 이들이 등대마을에 정착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다. 폭우가 쏟아져 마을은 물에 잠기고 형제의 집도 풍랑에 떠내려간다. 형제와 무슈카는 나뭇조각에 의지해 겨우 버티다가 가까스로 등대마을 해변에 도착하게 된다. 형제는 파도에 쓸려온 온갖 잡동사니를 끌어 모아 언덕 위에 희한한 모양새의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매일 똑같은 생활이지만 형제는 아무 불만도 없다. 이토록 평화롭던 형제의 생활이 소란스러워진 것은 나치 비행기가 추락하면서부터다. 형제는 아무 생각 없이 물고기가 듬뿍 담긴 낙하산과 파일럿을 집으로 끌고 온다. 나치는 파일럿을 찾기 위해 부대를 파견하고 나치의 동태를 수상히 여긴 미 잠수정에서도 정찰조 두 명을 상륙시키면서 해안에는 긴장이 감돌게 된다. 이 일로 형제는 위기를 맞지만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는 형제는 평소대로 행동할 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형제는 나치도 미군도 섬에서 몰아낸다. 형제의 어이없는 행동이 뜻밖의 결과를 초래하는 에피소드가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이 영화는 발랄한 지중해식 유머를 보여준다.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형제가 자신들도 모르게 전쟁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아이러니를 통해 전쟁의 어리석음을 조롱한다. 서로 상반되는 외형과 성격을 지닌 형제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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