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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영화의 이유 있는 선전
김성훈 2010-10-11

10일 저녁8시, 그랜드호텔에서 ‘태국의 밤’ 행사 열려

“해피! 베리 해피!”10일 밤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태국의 밤’행사에서 한 타이 영화인에게 현재 타이영화산업의 분위기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타이영화는 지난 한 해 동안 50여 편이 제작됐다. 연간 적게는 20여 편, 많게는 30여 편이 만들어지던 3~4년 전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한마디로 다시 돌아온‘타이영화의 르네상스’라 할만하다. 물론 얼마 전에도 전성기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옹박>의 흥행성공으로 할리우드를 비롯해 외국 자본이 물밀 듯이 들어왔던 지난 2003년이었다. 타이의 영화제작사 ‘GTH(Gmm Tai Hub)'의 용윳 통콩툰 대표는 “넘치는 돈으로 너도나도 영화산업에 뛰어들던 시절”이라면서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다보니 영화의 완성도는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관객은 타이영화에 등을 돌리게 됐고, 제작편수는 다시 급감했다. 그러나 지금 타이영화의 호황은 2003년의 그것과는 다르다.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2009년 타이영화 제작편수 증가에 대해“외국자본이 다 빠져나간 상태에서 타이 자본만으로 이뤄낸 성과”라면서 “현재 타이영화는 새로운 환경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타이영화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그 어느 때보다 영화산업지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타이 무역통상부에서 ‘태국의 밤’을 주최한 것도 정부의 영화산업지원 의지를 자국 및 해외 영화산업관계자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태국의 밤’ 공식위원장이기도 한 우볼라타나 라자칸야 공주는 “타이에서 공동 제작하는 해외영화제작팀은 로케이션 지원, 세금 환급, 인센티브 정책, 필름 통관 등, 다양한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타이영화인들이 ‘웰메이드 상업영화 제작’에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용윳 통콩툰 대표는 “타이영화 하면 공포영화부터 떠올리는 해외영화인들이 여전히 많다”면서 “현재 타이영화인들은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특히, 코미디 장르나 로맨틱코미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8월,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헬로우 스트레인저>가 타이 전역 5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총13억 바트(약481억원)을 벌어들였다. <헬로우 스트레인저>는 한국에 여행 온 두 타이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로, 서울영상위원회가 로케이션 서비스 및 제작비 일부를 지원했다.

새로운 전기를 마련중인 타이영화산업에 대한 해외영화인의 시선은 부러움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일본영화인은“현재 침체기를 겪고 있는 일본영화계는 타이영화인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 보고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