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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새 삶을 꿈꾸다
2010-10-11

PPP 선정작 <스토마>의 줄리안 리 감독

그는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 2007년, 별안간 암 선고를 받고 줄리안 리 감독은 그간 준비해왔던 모든 영화작업을 중단했다. 병마와 싸워 이긴 지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썼고 <스토마>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리고 올해 부산영화제 PPP프로젝트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PPP에 선정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처음엔 선정 사실을 믿지 못했다. 이 영화가 너무나 개인적이고 자전적인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 공동제작자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진과 소설 작업에 이어 영화까지 도전하는 이유는? =지극히 자연스런 변화다. 사진으로도 이야기는 담을 수 있지만 긴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자전적인 이야기를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다.

-사진이나 소설과 달리 영화는 공동 작업이다. =영화는 역시 돈 문제가 힘들다.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받거나 혹은 일한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게 가장 어렵다. 영화감독은 요리사나 주방장처럼 모든 요리를 총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아장커, 유릭와이와 함께 익스트림픽쳐스를 설립한 초쿵 프로듀서는 어떻게 만났나? =대학교 동문이다. 하지만 그에게 두번이나 시나리오 수정 요청을 받은 뒤에서야 함께 일하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암 판정을 받기 전에 만들려던 영화는 어떤 영화였나? =아빠와 아들의 관계에 천착하는 내용이었다. 2006년 홍콩필름 파이낸스 포럼에 참여하던 도중에 암 선고를 받고 모든 걸 중단했다.

-본인의 경험이 직접적으로 투영됐는데 어떤 이야기로 풀어나갈 생각인가? =한 사람이 모든 걸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더라도 모든 걸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이야기다. 결국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는 강한 도덕적 메시지를 담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갈구하기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관객들과 함께 나눴으면 한다.

글 김현수 객원기자 / 사진 김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