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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억 남을 부자의 소통방식 <시행착오>

<시행착오> Erratum 마렉 레츠키/폴란드/ 2010년/ 95분/ 플래시 포워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고향으로 갑작스러운 출장을 떠나게 된 남자의 이야기다. 1박2일의 짧은 여정을 계획했던 남자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출발이 지연되고 이 시간 동안 꼬여있던 인생의 커다란 매듭을 풀게 된다. 출장 첫날 교통사고를 낸 남자는 공중전화로 신고를 하고는 두려움에 뺑소니를 친다. 아버지 친구를 찾아가 사실을 고백하고 고민하던 그는 다음 날 자수하기 위해 경찰서로 찾아간다. 그런데 담당경찰관은 의외의 반응을 보인다. 노숙자에 알콜중독자인 희생자보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이 아빠인 남자를 더 걱정하면서 그에게 유리한 조서를 꾸며준다. 결국 남자는 무혐의로 경찰서를 나오지만 자동차 수리를 위해 하루를 더 머무르게 된다. 특별히 할 일이 없던 남자는 시체안치소로 찾아가 죽은 노인에 대해 알아본다. 아무도 노인을 찾아오지 않은 것을 안 남자는 유품을 건네받고 가족에게 연락하기 위해 수소문하지만 노인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남자는 노인이 데리고 다니던 개에게 먹을 것을 주고, 성당으로 찾아가 노숙자를 위한 장례식도 문의한다. 영화는 한편으로는 노인의 삶을 추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자와 아버지의 관계를 따라간다. 엄마가 죽은 뒤 음악에 대한 꿈을 접고 고향을 떠난 남자는 아버지에 대한 깊은 원망을 갖게 되는데 둘은 서로의 관계를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이래저래 또 하루를 보내게 된 남자는 노인의 장례까지 치러주게 된다. 영화의 끝부분 남자와 아버지의 화해 장면은 짧지만 강한 울림을 전달한다. 어떤 말과 행동보다 절절한 이 부자의 소통방식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결국 인생이란 시행착오의 연속이지만 하나씩 산을 넘어 전진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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