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BIFF Daily > 15회(2010) > 영화제 소식
[화보] 우당탕탕 두근두근 영화제야, 와라!

영화제 D-1, 영화제 막바지 준비 현장 습격사건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했다. 부산영화제 역사상 처음으로 영화제 기간과 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전 날짜가 겹쳐질지도 모른다 했다. 개막식을 이틀 앞둔 5일 저녁, 끝끝내 (사실상 일찌감치) 롯데가 졌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해운대의 날씨는 청명하고도 쨍쨍했다. 개막식이 진행될 해운대의 따사로운 햇살은 어젯밤 어느 팀을 응원했던 것일까?

전날의 비보에도 불구하고 개막을 앞둔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스탭과 자원봉사자, 음향 및 무대설비 업체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태풍 때문에 개막식을 앞두고 노심초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날씨도 화창해서 모든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개막식이 진행될 무대와 레드카펫 설치는 해당 업체 관계자들의 몫이지만, 장장 5,000석 정도의 의자를 비치하는 것은 영화제 스탭 및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 어림잡아 30여명 정도의 자원봉사자들이 트럭에 한 가득 실린 의자탑(?)을 바닥에 내려놓고 하나씩 분리해 열을 맞춰 펼쳐놓는 모습은, 개막식 준비 광경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진풍경이다. “니, 이기 다 들을 수 있나?” “조심하라, 우어어어.” “많이 달라카더니?” “오오, 니가 짱이다.” 영화제 공식 로고가 박힌 스탭복을 풀세트로 착장한 자원봉사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달려들어 의자탑을 들쳐 업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영화제 개막일을 알리는 ‘D-01’이라 쓰인 알림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영화제 사무국의 풍광도 예사롭지 않았다. 오리고 붙이고 나르는 일군의 스탭들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가 전화를 받고 있거나, 혹은 타자를 치고 있거나, 그도 아니면 전화를 받으며 동시에 타자를 치고 있었다. 복도를 걸어가는 김동호 집행위원장님의 발걸음소리조차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긴장감이 사무국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빛도 어느새 바닷바람의 기세에 눌렸는지, 오후의 해운대는 서늘했다. 곧 있으면 솟아오른 의자탑으로 가득 차있던 야외상영장은 오와 열이 가지런히 정돈된 의자밭(?)으로 변해있으리라. 잠시 뒤 남포동 피프 광장에서 열리는 전야제 행사와 해운대 피프 빌리지 점등식까지 무사히 마치고 나면, 개막 준비는 완료. 이제, 즐길 일만 남았다.

“매달려서 손에 닿을 때까지” 아슬아슬한 높이지만, 멋진 무대를 위해서라면 구석구석 손에 못 닿을 곳이 없다. 오직,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한 아름다운 손짓임에 틀림없다.

“이제 내려 놓으세요” 해운대 피프빌리지 내에 설치되어 각종 행사장으로 쓰이게 될 행사 부스.

“영화제는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지난 10월 5일에 열린 자원봉사자 발대식. 자원봉사자들에 둘러싸여 김동호 집행위원장, 허남식 부산시장,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실수 없이, 빨리” 아시안필름마켓이 진행될 해운대 씨클라우드 호텔 6층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프레스 킷을 정리하고 있다.

“해운대의 쉼터에요” 영화제 관객 및 관계자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아주담담 등의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인 피프 파빌리온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태풍에도 끄떡없는 견고함으로 무장했다. 말 그대로 정말, 쉼터다.

“여왕의 히스토리” 한국영화 회고전 섹션에서 소개될 <그녀가 허락한 모든 것: 스타, 배우 그리고 김지미> 회고전을 기념해 그녀의 필모그래프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영화포스터 전시가 영화제 기간 동안 피프 빌리지 내에서 열린다.

“거기 삐뚤어졌어” 지극 정성이다. 관객들의 즐거운 영화관람을 위한 영화제 스탭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 약 5,000석 규모의 의자를 뚝딱 정리하는 정성에 하늘도 감동할 기세.

“이제, 개막입니다.” 지난 6일, 영화제 전야를 알리는 피프 파빌리온 점등식에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비롯, 임권택 감독, 배우 안성기, 강수연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글 김현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