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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역동성 느끼시길
이화정 2010-10-07

이수원 월드 프로그래머가 말하는 올해의 주력 영화들

“중남미 영화를 눈여겨 봐주세요.” 부산영화제의 월드시네마를 담당하고 있는 이수원 프로그래머는 올해 월드시네마의 주력 아이템으로 주저 않고 중남미 영화를 꼽는다. 베를린, 칸 등 해외유수영화제에서도 중남미 영화의 저력은 이미 입증되었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되는 중남미 작품만 75편의 월드시네마 중 총 10편에 달한다. <거짓말의 바다속 초상들> <킹가스의 두 번째 삶> <사랑없이 못살아> <태양아래 잠든> 등은 특히 추천작. 페루,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우루과이를 비롯한 국가의 영화들이 소개되는데, 대부분 심령과 환상, 판타지의 색채가 강해,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작년부터 관심을 두고 추진해 온 아프리카 영화들도 올해는 부쩍 늘었다. 아프리카에서 제작한 영화를 비롯, 합작영화, 아프리카가 배경이 되는 영화가 6편 상영된다. 모잠비크를 무대로 한 <플라밍고의 마지막 비상>과 부산영화제에 첫 소개되는 우간다 작품인 <이마니>등 역량있는 신인들의 작품은 각별히 눈여겨볼 만한 작품. 특히 날리우드(세계에서 두번째 많은 영화를 제작하는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을 가리키는 말) 스타일의 작품인 <추락이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은 대중영화의 스타일을 고루 갖춘 작품으로 강추한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아프리카 영화에도 상업영화가 활발히 제작된다는 걸 보여준단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남아공의 더반영화제와 멕시코 과달라나영화제 등을 통해 작품을 수급했다는 이수원 프로그래머는 “관객들에게 생소한 영화지만, 작품 대부분이 굉장히 역동적이고 지루하지 않다. 영화 편수는 제한되어 있지만 다양성을 담보하는 이들 작품들은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부문이다.”라고 전한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서유럽 작품 중 올해 중점을 두 부분은 이탈리아 영화다. 최근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자국영화 지원책 아래, 다양한 이탈리아 영화가 소개되는 추세다. 시칠리아 출신 독립영화 감독 파스콸레 시메 감독의 작품인 <말라볼리아 가네 사람들>과 칸 감독주간에서 상영해 화제를 모은 <네 번>등은 강추작. 이 밖에 특별전 ‘프랑코 정권기 스페인 걸작전’에서는 카를로스 사우라의 <부랑자들>과 루이스 브뉘엘의 <비리디아나>등이 국내 처음 소개되니 놓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관객들의 취향을 십분 반영하는 흥미로운 영화를 소개면서도, 동시에 지역별로 다양한 생소한 영화를 소개하는 일이 영화제의 지속적인 과제다.”라는 이수원 프로그래머는 6월부터 8월, 작품 수급하러 해외영화제에 바삐 다니느라 기록적인 무더위에 시달렸던 한국의 여름을 미처 몰랐다며 웃음 짓는다. “김동호 집행위원장님이 월드시네마 부문의 게스트들 초청에 힘써 주셨는데, 내년부터는 나도 직접 발 벗고 나서야 한다”며 걱정 반, 각오 반 다짐을 전한다.

사진 박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