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화끈하게 영화를 밀어주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중동의 붉은 별, 요르단의 영화지원정책 얘기다. 억압의 상징인 검열도 전혀 없을뿐더러, 오히려 국가에서 “어떻게 하면 프로듀서와 감독들이 영화를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다니. 해외 제작사들에 대한 로케이션 지원 정책도 마찬가지다. 촬영장비에 대한 관세가 아예 없는데다가 자국 영화인들의 고용에 대한 비용까지 지원한다. 마이클 베이가 요르단의 와디럼 사막, 시티 오브 솔트, 그리고 고대 유적지인 페트라에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진지를 꾸린 것, 최근 할리우드영화들의 로케이션 문의가 많은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물론 사막과 사해의 일몰 장관은 덤이다. 한마디로 영화 천국이다. 그런데 제2회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의 ‘FPP세미나’에서 참여해 해외 로케이션 유치에 관한 논의를 하게 될, 요르단 왕립필름커미션의 조지 데이비드 부국장은 ‘그게 뭐가 대수’냐는 듯 제법 여유롭다. 도대체 요르단이 영화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르단의 정치와 문화를 외국에 적극 알리고, 외국의 영화를 수입해 요르단 국민들을 계몽하기 위해서다”는 게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의 비전이다. 조지 데이비드는 왕립필름커미션의 국장인 ‘알리 빈 알 후세인’ 왕자와 함께 ‘로케이션 유치’, ‘자국 영화사 지원’, ‘영화학교 학생들에게 대한 교육지원’,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상영’ 등 다양한 영화진흥정책을 펼쳤다. 무엇보다도 “로케이션 유치에 공을 들인다”는 조지 데이비드는 “사막뿐만 아니라 숲, 강, 바다 등 모든 공간이 아름답다”고 자랑한다. 직업상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공간을 다녀봤겠다. 그 중에서 그가 요르단에 가져오고 싶은 장소는 어디일까.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그는 바로 광안대교를 꼽는다. “바다 위에 그렇게 긴 다리는 처음이다. 야경이 정말 멋지다.” 사막 한가운데 광안대교가 있다고 상상하니, 왠지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 요르단의 아름다운 공간들을 알리기 위해 많은 로케이션 유치에 성공한, 그가 꼽는 훌륭한 로케이션 조건이란 무엇일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경관이 훌륭할 것. 둘째, 시나리오와 얼마나 적합한가. 셋째, 촬영 외적인 주변 환경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