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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와 함께 간다
김성훈 2009-10-09

부산국제영화제 성대한 개막식, 9일간의 대장정 돌입

태풍 멜로르가 개막식의 열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전날까지 해운대 길가의 나무들, 상인들이 깔아놓은 좌판들을 단숨에 집어삼킬 기세였던 강풍이 언제 그랬냐는 듯 모습을 쏙 감췄다. 쾌청한 날씨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더욱 빛나게 해줬다. 8일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은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가득 들어찬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속에 뜨거웠다.

역시 개막식의 꽃다웠다. 그 어느 때보다 게스트들이 화려했다.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장동건을 비롯해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두 주역 이병헌과 조쉬 하트넷, 노익장을 과시한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 이탈리아 호러무비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등, 국내외 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 역시 예상대로였다. 게스트들이 지나갈 때마다 영화팬들은 큰 소리로 환호성을 지르며 반갑게 맞이했다. 게스트들이 많다보니 몇몇 인상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15말레이시아>의 말레이시아 ‘국가대표’ 감독 15명은 과장된 제스처로 관객들의 흥을 돋우었다. 또 일본의 유명한 개그맨 출신인 <심볼>의 마츠모토 히토시 감독이 지나갈 때는, 대규모 일본인 관광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배우 안성기, 박중훈, 엄정화, 수애, 구혜선, 류덕환, 김기덕 감독, 이현승 감독 등이 행사장을 달궜다.

게스트들의 입장이 끝난 저녁 7시. 아름다운 밤을 빛낼 장미희, 김윤석의 사회로 개막식이 시작됐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 세계 영화인들이 함께 하는 부산영화제에 오신 것을 환영 한다”는 허남식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과 함께. 이어 김동호 공동집행위원장은 ‘뉴 커런츠 부문’의 심사위원장인 장 자크 베넥스 감독과 올해 신설한 ‘플래쉬포워드’부문의 심사위원장인 배우 강수연을 소개했다. 이 두 명의 심사위원장들은 각각 “새로운 영화를 많이 발굴하도록 노력할 것”과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비아시아권 영화, 특히 아프리카 영화들을 소개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은 “세 대통령의 삶과 정치의 조화를 코믹하게 그린”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장식했다. “제가 얘기할 때는 스크린에 조쉬 하트넷을 안 비쳐줬으면 좋겠다”는 유머로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낸 장진 감독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로써 총 70개국 355편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9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