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독자들이라면 올해 해운대에서는 낯익은 얼굴과 마주칠 지도 모른다. <씨네21> 창간 멤버이자 편집장을 역임한 남동철 아시안필름마켓 실장이다(낯이 익지 않다면 그의 <씨네21> 시절 별명이 ‘잡지계의 조니 뎁’이었다는 걸 상기하시길). 남동철 실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부산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에 뛰어들었다. 그가 마켓을 선택한 이유는 “앞으로 주어진 과제들과 발전 가능성이 더 많은 장소이기 때문”이란다.
확실히 올해 아시안필름마켓은 작년보다 진화했다. 마켓 스크리닝과 영화사 부스의 숫자도 늘어났다. PPP를 비롯한 모든 행사를 시클라우드 호텔로 집결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도 높이 평가할 만 하다. EAVE 관련 행사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 프로듀서들 교육 기관인 EAVE는 아시안필름마켓과 함께 유럽, 아시아 제작자를 대상으로 하는 워크샵을 올해 발족한다. 그는 “EAVE와 함께 하는 이번 행사가 아시아와 유럽 프로듀서들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변화는 세계 최초 온라인필름마켓의 론칭이다. 남동철 실장은 “극장 스크리닝만으로는 프린트 수급이나 이동 시간의 소요 등 어려운 점들이 있는 터라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먼저 영화를 확인한 뒤 부산에서 거래를 하도록 돕자는 의도”라고 설명한다. 익숙치 않은 마켓일에 뛰어든지 10개월. 남동철 실장은 “자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해외 감독과 프로듀서들이 아시안필름마켓의 발전을 응원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고 말한다. 마켓의 어제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증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