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로딩 걸 The Exploding Girl 브래들리 러스트 그레이/미국/2008년/79분/메가박스10/오후 8시30분
친구로 지내온 남녀가 좋아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 드라마.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 아이비는 캠퍼스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다. 간질을 앓기에 조심해야 하는 그녀는, 마음 속 생각을 뱉기 보다는 삼키고 참는 편. 그렇기에 오랜만에 만나 어색한 엄마에게도, 어렵게 통화가 될 때마다 불편한 침묵이 흐르는 남자친구 그렉에게도 속내를 꺼내 보이지 못한다. 그러나 전화로 통보받은 이별 앞에서 아이비가 견고하게 쌓아온 감정의 벽은 무너지고, 그녀의 몸도 폭발하고 만다. 한편, 어린 시절부터 플라토닉한 우정을 이어온 동네 친구 알은 비밀스럽게 품어온 감정을 아이비에게 털어 놓는다.
녹음이 짙은 브루클린의 여름을 배경으로 삼은 <익스플로딩 걸>은 맑은 날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 같은 영상의 영화다. 흩날리는 귀밑머리를 넘겨주고, 빨대 하나로 음료를 나눠 마시는 등 알과 아이비가 서로의 감정을 발견하는 순간 역시 자연스럽게 아름답다. 그러나 서사를 보여주는 방식은 조금 다르다. 뉘앙스로만 이야기를 끌어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발작하는 아이비의 몸을 알의 뒷모습에 가려둔 채 허우적거리는 그녀의 팔만 멀리서 응시한 카메라의 시선도 조용하지만 힘있는 영화의 분위기에 일조했다. 감독 브래들리 러스트 그레이는 <나무 없는 산>을 만든 김소영 감독과 부부로, 김소영 감독은 이 영화의 공동제작자, 공동 편집자, 조감독으로 크레디트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