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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의 전통 농업방식 <유토피아>
김성훈 2009-05-02

<유토피아> Agrarian Utopia 감독 우루퐁 락사사드|태국|2008년|122분|HD CAM|컬러|국제경쟁

줌마와 뭉메웅은 가난한 소작농이다. 이들 가족은 빚을 갚기 위해 남의 땅에서 쌀농사를 지으며 힘겹게 살아간다. 입에 풀칠할 정도로 어려우니 제대로 된 농업용 기계 하나 없음은 당연지사다. 영화는 줌마와 뭉메웅 가족이 모든 농사일을 손으로 직접 하는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한다. 계절이 봄에서 여름, 그리고 가을로 바뀔 때까지 이들 가족은 수확한 쌀을 일일이 체를 통해 거르고, 물소를 이끌어 밭을 간다. 그러나 수확의 계절이 돌아오자 이들의 1년 노동의 결과물은 온전히 땅주인의 트랙터에 실려 떠난다. 막상 줌마와 뭉메웅 가족에게 돌아가는 몫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자신이 태어난 농촌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오던 우루퐁 락사사드 감독은 실제로 땅을 빌려 기계화와 산업화로 사라져버린 타이의 전통 농업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면서도 악순환 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삶은 거대한 자연 풍광, 계절의 변화와 대비되면서 정서적으로 큰 울림을 준다.

하지만 감독은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아니, 결론, 대안이랄 것도 없다. 그나마 유지하던 삶도 역시 빚 때문에 논을 팔게 됐다는 집주인의 결정에 무너질 판이다. “여기에 있을 수 없다면 방콕으로 가서 일해야죠”라고 말은 하지만 이들은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 카메라는 이들의 삶을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영화의 마지막, 줌마가 정치인들의 선거 유세장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정치인들은 그 어떤 대안도 없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다. 이들의 말은 현대화 물결에 쓰러져가는 타이의 농촌과 농부들을 살리기엔 너무나 부족해 보인다. 영화가 비극으로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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