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기 좋은 날> Such a Perfect Day 감독 김지연 한국|2007년|17분|DV|컬러
<귀로> Nostalgia 감독 류성규 한국|2008년|30분|DV|컬러
<Locker-Room> Locker-Room 감독 김동명 한국|2008년|18분|HD|컬러
<아이스 커피> Ice Coffee 감독 이대수 한국|2008년|25분|HD|컬러
이번 로컬시네마전주 섹션에는 장르도, 화법도 다른 네편의 중·단편들이 이름을 올렸다. 먼저 기술적인 성취, 특히 촬영과 편집의 속도감이 남달랐던 작품을 꼽자면 <Locker-Room>(김동명, 18분)이다. 복싱 선수인 민철은 오늘도 패배했다. 지치고 상처 입은 몸으로 대기실에서 잠든 사이, 누군가 나타나 그의 손에 십자가 목걸이를 쥐어준다. 복싱경기를 담아낸 일부 화면은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지만,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다소 도식적인 센티멘털리즘이다. 한편 <이사하기 좋은 날>(김지연, 17분)은 동거 중인 커플의 이별을 뒤쫓는 담담한 드라마다. 상진과 은수는 아주 오래된 연인이다. 어느 날 상진은 직장에서 만난 여자에게 애정을 느끼고, 은수가 이를 눈치 채면서 둘은 헤어지게 된다. 아무렇지 않게 찾아든 이별. 그날은 긴 시간을 함께한 연인에게도 그저 ‘이사하기 좋은 날’일 따름일까.
그에 반해 <귀로>(류성규, 30분)는 보다 포괄적인 역사를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서울의 달동네에서 홀로 살아가던 기영은 오랜만에 고향 땅, 댐의 건설로 수몰돼 다시는 발 디딜 수 없는 그 서글픈 공간으로 돌아간다. 막막한 심정으로 호수 앞에 선 기영은 그러나 과거가 박제된 채로만 남아 있는 죽어버린 기억이 아님을 깨닫는다. 감상적인 색채가 짙은 나머지 영화들에 비해 <아이스 커피>(이대수, 25분)는 엉뚱한 화법이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다. 술 취한 남자가 쓰레기통 안에서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 이공간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는데, 스릴러, 미스터리, 코미디 등을 두루 버무린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