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멜버른보다 조용해서 너무 마음에 든다.” 호주의 영화평론가 에이드리언 마틴은 전날 밤늦게 도착해 피로가 싹 가시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전주에 흠뻑 반한 모양이다. 이번이 그의 첫 한국방문이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평론 웹진 <루즈>의 공동편집장인 그는, 역시 세계적인 영화평론가인 <트라픽>의 레이몽 벨루, <시네아스트>의 리처드 포튼과 함께 영화평론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게 된다. 마틴은 이번 클래스에서 작년에 타계한 영화평론가 마니 파버를 추모하는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마니 파버는 딱딱할 거라는 선입견이 강한 영화평론을 문학처럼 유연하게 “페인팅"(painting)했던, 그리고 엄청난 양의 글을 썼던 <필름 컬처>의 간판 평론가. “16살 때 <필름 컬처>에서 그의 글을 처음 접한 후로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마틴은 강연내용이 “마니 파버의 평론 스타일, 영화를 사유하는 그의 시선 등을 위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일반관객들은 영화평론하면 지레 겁부터 먹고 방어하는 현상을 보이곤 한다. 그런 관객들에게 에이드리언 마틴은 한 가지 팁을 던져준다. “머릿속을 백지상태로 열어둔 채 영화를 봐라. 그리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기만의 글을 써보라. 잘 썼든 못 썼던 상관없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의 비평과 비교해서 차이점이 무엇인지 찾아라.” 그 역시 자유롭게 이번 영화제를 즐길 예정이란다. 특히, “홍상수 감독의 <첩첩산중>이 속해”있는 “‘디지털 삼인삼색2009 <어떤 방문>’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