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IFF 최고의 스타? 일본 아줌마팬들을 철야 배치시킨 이병헌과 정우성은 물론이거니와,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아론 유와 문 블러드굿 역시 PIFF 관객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여기에 반드시 추가해야할 이름이 둘 있다. 소련 통치하의 카자흐스탄을 배경으로 노인과 소년의 비극적인 우정을 그린 개막작 <스탈린의 선물>의 달렌 쉰테미로프와 누르주만 익팀바에프다. 두 사람은 개막작을 본 관객들의 인사를 받느라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누르주만은 지난 6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카자흐스탄의 국민배우. 꼭 붙어서 서로를 쳐다보는 눈이 진짜 할아버지와 손자같다고 묻자 그가 말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서로 영혼을 너무 많이 주고 받았다. 그래서 내가 아이의 영혼을 갖게 된 것 같다". 멀리 앉아있던 감독이 "달렌은 1년간 500명의 아이들을 오디션 한 뒤 발견한 보석이다"고 말하자 달렌이 갑자기 소리쳤다. "500명 아니에요! 제가 600번이었잖아요!". 누르주만은 아이의 눈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더니 말했다. "카자흐스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중요한 건 늙은이들이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내줘야한다는 거다. 경험 좀 있다고 이래라 저래라 하면 일을 그르친다. 길이 따뜻할 때 젊은이들에게 길을 내주어야 한다". 그러고보니 달린의 꿈은 감독이 되는거란다. "자기 생각을 영화로 만들어내는 건 진짜 재미있는 거 같아요". 언젠가는 달렌의 영화에 누르주만이 출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