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들> The Conductors 감독 안디바티아르 유숩 | 인도네시아 | 2007년 | 74분 |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 13:30 메가박스2
한 사람의 손이 몇 십, 몇 천, 몇 만 명의 사람들을 움직인다. 누구를 왜, 어떻게 움직이든 그들은 ‘지휘자’로 불린다. 그들은 어떻게 지휘를 하고, 지휘를 받는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인도네시아의 안디바티아르 유숩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지휘자들>은 수많은 지휘자들 중에서도 몇 십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내는 음악의 선율을 관장하는 지휘자와, 5천명의 합창단원이 내는 목소리를 장악하는 지휘자, 그리고 5만 명이 넘는 프로축구단 서포터즈의 응원을 이끄는 응원단장의 모습을 교차시킨다. 영화는 각각의 지휘자들이 일을 하게 된 동기부터 지휘방식과 철학, 그리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균형 있게 채워놓았다. 지휘자와 그가 지휘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때로는 불협화음을 빚지만, 그럼에도 지휘자의 손은 하나의 소리와 동작을 만들어낸다. 영화는 그들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들의 열정이 녹아있는 오케스트라, 응원, 합창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 인도네시아 사회의 변화된 분위기를 감지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휘자들>은 대규모 군중의 일사분란한 동작과 그들이 내는 소리의 스펙터클이 가진 매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특히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합창단원들의 목소리, 응원단의 함성소리를 편집해 하나의 음악으로 구성해놓은 첫 장면은 보는 이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