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의 선물> The Gift to Stalin 루스템 압드라쉐프 | 카자흐스탄, 러시아, 이스라엘, 폴란드 | 2008년 | 97분 | 개막작
1949년. 소비에트 연방은 마침내 핵실험에 성공했다. 이로서 인류는 핵 억지력을 내세운 냉전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소비에트 연방의 핵실험은 스탈린의 70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소비에트 군부와 과학자들의 선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핵실험이 벌어진 중앙아시아 연방국들에게는 저주였다. 무고한 사람들이 핵실험으로 죽었다. 스탈린의 생일선물은 인민들의 죽음을 담보로 한 것이었다. 카자흐스탄 감독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은 바로 그 시기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선다.
구 소비에트 정권이 수많은 소수민족들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같은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강제 이주하던 시절. 영화의 주인공인 유대인 소년 사쉬카는 기차로 강제 이주당하던 중 동행한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다. 할아버지의 시신과 함께 카자흐스탄의 외딴 시골 마을에 내린 사쉬카는 카심이라는 노인의 도움으로 정착한다. 마을은 강제로 이주당한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서로를 도우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장소다. 하지만 곧 무시무시한 비극이 시작된다. 스탈린의 5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소비에트 연방의 핵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죽어 넘어가고 유일하게 살아남는 것은 이스라엘로 송환된 사쉬카 뿐이다.
<스탈린의 선물>은 경제적 발전을 토대로 대담한 성장을 꾀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영화계가 자국의 재능들을 모두 모아서 완성해낸 국제적 선물이다. 2004년 데뷔작 <르네상스 섬>으로 키노쇼크 영화제와 알마티국제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시나리오 작가 파벨 핀,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영화배우 누르주만 익팀바에프 등 일급의 스탭들을 끌어모아 이 서정적인 대하극을 완성해냈다. <스탈린의 선물>은 카자흐스탄에서 만들어졌지만 러시아, 폴란드, 이스라엘의 여러 제작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국제적 프로젝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