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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준비 이상 무! (+화보)

10월2일 영화제 개막 앞둔 부산의 풍경, 분주한 스탭들

개막 하루 전 탁 트인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 전경.

10월의 첫날, 하늘은 푸르렀고 공기는 적당히 차고 건조했다. 강한 바람만 아니라면 소풍가기 딱 좋을 날씨였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 가을 하늘을 바라볼 틈도 없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준비하는 스태프들이었다. 수영만 요트 경기장 야외 상영관 옆 컨테이너 박스에 살림을 꾸린 영화제 사무국 스태프들은 며칠 째 밤샘 행군을 이어갔다. 초청팀의 최주아씨는 “한달 전부터 겨우 세수만 하고 출근”하고 있다며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기자를 맞았다. 초청팀은 하나같이 영화제 게스트들의 스케줄 표를 앞에 두고 전화 돌리기에 바빴다. 기자들을 상대하는 홍보팀도 전화기를 끼고 있기는 마찬가지.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를 받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고. “아침형 인간이라 잠 못 자고 일하는 게 제일 힘들다”는 홍보팀 문현정씨는 어제도 새벽 4시까지 일했다고 한다.

해운대 스펀지 5층에 진을 친 사람들도 있다. 자막팀 스태프들은 헤드폰을 끼고 뚫어져라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고, 프레스 센터에서는 신청서와 프레스 카드를 일일이 비교 확인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술팀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필름을 살펴보고 있었다. 7년째 부산영화제 기술팀에서 일하고 있다는 최성윤씨는 “혹시나 상영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긴장된다”고 했다. 필름 수송은 물론, 영화 상영시 발생하는 모든 기술적 문제의 책임을 기술팀이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대 백사장에서는 망치질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 할머니는 공사 중인 피프 빌리지 앞을 지나가며 “이게 뿌수는기가, 짓는기가?”라며 백사장에 들어선 구조물들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 이벤트 팀의 이진호 씨는 “무대는 밤 9시쯤 완성될 것 같다. 올해는 관객을 위한 쉼터, 광장같은 느낌으로 무대를 꾸미고 있다”고 했다. 예년보다 무대의 높이가 낮아졌고, 관객과의 거리는 좁아졌다. 영화제 기간 동안 야외무대에선 매일 저녁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소규모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10월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의 축제를 위해 짧게는 한달, 길게는 3~4달을 달려온 사람들의 바람은 큰 탈 없이 영화제가 끝나는 것. 닻은 올랐고, 영화제 준비상황도 이상 무! 순풍에 돛단 듯 항해하는 일만 남았다.

카운트 숫자가 줄어들수록 영화제 스탭들의 발걸음은 빨라진다.

자원봉사자들이 야외상영장에 의자를 정렬하고 있다.

야외상영장인만큼 음향 점검도 철저히! 음향기사가 스피커를 설치하고 있다.

레드카펫에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붉은 천을 덮고 있다.

해운대 피프빌리지 기업 홍보 부스관이 가을 하늘을 머리 위로 이고 있다.

쓱싹쓱싹~ 남포동 피프광장 길바닥도 오랜만에 목욕중이다.

개막식 하루 전, 김동호 공동집행위원장 등 영화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파빌리온 점등식이 열렸다.